다음달 세계여행 출발을 앞둔 우리 부부는 백수의 권리이자 의무인 조조영화를 보러 갔습니다.
놀래미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히어로 영화이지만 고구마는 뜻대로 되어 기뻤습니다.
이전부터 배트맨 다음으로 스파이더맨이라는 히어로를 좋아했다. 대학에 막 들어갔던 해로 기억한다.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이 일본에서도 개봉을 했고 나처럼 스파이더맨을 좋아했던 오상은 거의 개봉과 동시에 보고 왔다. 나도 보고 싶었지만 생활비를 위해 극장에 갈 돈을 아껴야 했고 결국 군대를 제대한 3년 뒤에나 스파이더맨 3을 볼 수 있었다. 그 때 오상이 느낀 감동도 이 정도였을까? 아니 오상은 그 당시에 스파이더맨3을 혹평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오상은 만화가의 시각으로 선역의 정의보단 악역의 카리스마를 좋아했다.
이번 "스파이더맨 홈커밍"에서는 스파이더맨3 만큼 많은 빌런들이 등장하진 않지만 벌쳐라는 이전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빌런을 등장시킴으로써 자칫 생뚱맞을 수 있는 캐릭터를 영화의 세계관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잘 조화시켰다고 생각된다. 시간 배경 상 이전 에피소드인 시빌워와의 연계성도 나름 자연스러웠다. 무엇보다 영화 전체적으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보였던 스파이더맨 특유의 유머러스함을 마블 스타일로 잘 버무려 놓은 점이 좋았다.
그리고 벌쳐 역의 마이클 키튼은 버드맨에서 "날았던 왕년의 히어로"가 되었다가 이번는 "날고 있는 현직 빌런"이 되었다는 점이 상당히 아이러니했다. 또 팀버튼의 배트맨 시리즈에서의 배트맨도 정말 좋아했기에 이번 영화에서 볼 수 있어서 반가웠다.
PS.여타 마블 영화들 처럼 스텝 롤 뒤에 영상이 있으니 극장에서 다른 사람들이 나간다고 따라 나가시지 마시길!
제 추천도는요 : 8.3/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