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부터 무슨 거창한 동기라고 할 만한 것도 없는 여행이였다. 혼자 가려 했던 것이 비범한 놀래미를 만나고 함께 가게 된 것일 뿐.
애시당초 뭔가를 자랑하거나 떠벌리는 성격이 아닌지라 블로그 같은 것도 했을지 모르겠다.
놀래미의 추천으로 오게 된 아이슬란드.
이 곳에 오는 비용자체가 입장료같은 이 섬은 와서 돌아다니면 다닐수록 남는장사인 것 같다.
그 첫 방문에 무엇이 더 낫고 낮은지 몰랐던지라 평범하게 링로드 일주를 결심했고 놀래미가 구해 온 동행과 렌트카 캠핑 여행을 했다.
그 첫 번째 목적지가 바로 이 굴포스다.
아이슬랜드어로 포스는 폭포를 말한다고 하는데 이 곳은 스타워즈 말마따나 포스가 넘치는 곳이였다. 그 중에서도 난 첫 번째로 이 압도적인 스케일의 굴포스를 특히 인상깊게 기억한다.
이 광경이 멀리서부터 가까워지면서 물보라도 시각뿐만아니라 촉각으로도 느껴지게 되는데 그냥 4D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비현실감이 다른 생각을 방해한다.
통상 여행에 다녀 온 뒤에 사진을 보고 더 추억하곤 한다고 하는데 여행이 길어질 수록 여행하면서 이전 여행이 가물가물해진다. 그와는 반비례로 이 때의 기억이 더욱 선명해지고 그리워진다.
놀래미의 부정적 관심을 얻기도 하고 나 스스로 이 곳에 왔다는 실감을 느끼고 싶어서 절벽위에 앉아봤다. 내 발이 없다면 이 사진이 그림인지 실제인지 구별할 수 있었을까.
놀래미는 뭐랄까 이번 여행의 동반자이자 의지가 되면서도 챙겨줘야하는 뭐랄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다. 무채색으로 채색된 흑백영화같은 내 성격에 유일하게 컬러풀한 스포트라이트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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