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 유튜브 메인화면을 훑고 있을 때였다. 유튜브 기능 중에는 투표가 가능한 게시글을 쓸 수 있는데 질문이 이런 느낌이었다. "지난 일주일, 나는 OO%만큼 열심히 살았다" 10%부터 90% 까지 대충 4가지로 나눠놨는데 여기에 투표를 하면 다른 사람이 투표한 비율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이번 주도 10%에 투표를 했는데, 역시나 투표한 사람들 중 약 6~70%는 10%라고 생각하나보다. 몹쓸 안도감이 들면서도 왜 매번 똑같을까 자문한다. 요즘 코시국으로 코인과 주식, 제태크 등 경제적 자유에 대한 관심이 과중되어 있는데 나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다. 다만 크게 벌지 못하더라도 어떤 플랫폼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지만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현생을 사는 것과 큰 성취를 이루는 것의 간극은 항상 멀다.
그래서 난 자아분열을 했다. 일하는 나, 집에서의 나, 자기계발하는 나, 마냥 놀고싶은 나. 월급이 그냥 저냥 오르고 바쁜걸 보면 일하는 나는 어느정도 활약중인 것 같다. 그리고 집에서의 나는 자기계발이나 놀고싶은 나 사이에서 오락가락한다. 그러다보니 어느 한 쪽에서 뚜렷하게 남는 것도 없고 먹고 싸고 자면서 그랬다는 기억조차 안 남는다.
이렇게 오락가락하며 자괴감에 빠지는 건 법륜스님 말씀처럼 사는 것에 생각만큼 커다란 의미는 없는데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기 때문에 오는 괴로움이 사실 그 원인이라고는 생각한다. 그래도 흐드러지는 정신을 붙잡고 있기 위해선 나 오늘도 열심히 살았다고 자기자신을 칭찬할 명분이 있어야 한다.
파레토의 법칙은 너무나 유명하고 무수히 들어온 말인데, 오늘 또 어느 유튜버를 통해 들었다. 그치만 그 법칙을 이렇게 생각해보진 못했다. "그 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의 20%만으로도 하루종일 발휘할 수 있는 최대 역량 중 80%의 성과를 이룰 수 있다." 조기기상으로 만든 2시간, 출퇴근 시간 2시간 만으로도 난 이미 33%를 확보할 수 있는 거였다.
어렸을 때 일기 마지막을 항상 ~해야겠다. ~해보자. 이런식으로 끝맺었던 나는 얼마전 팩폭당했다. 이렇게 마무리하는 건 의미없는 글똥이라고. 그러니 잡념이니 그냥 끝내야겠다. 끄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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