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로비에는 매일 위와 같은 코로나19 예방 행동 지침에 대한 디지털 사이니지 화면이 나와 있다.
언뜻 봐도 십계명 중 1~9번은 맞는 말이고 이해할 수 있는 말이지만 10번은 십계명으로 채우기 위해 급조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질병관리청이 되기 전인 질병관리본부의 모 공무원 분이 실무를 처리한 것이리라 생각되는데 난 이 10번, "필요하지 않는 여행 자제하기"라는 짧은 문장에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여행을 좋아하고 즐기는 내가 보기에는 공무원에대한 인상은 이렇다.
안정을 추구하고 원칙주의자이며 특정 분야에만 전문화되어 타분야에 대한 배타적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
따라서,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여행과는 어찌보면 상반된 성격의 존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10번을 작성한 그 공무원에 한해선 여행을 Wants의 개념이 아닌 Needs 의 개념으로 보고 있지 않은가.
의식하지 않으면 두 개념은 혼용되어 사용되기 쉽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누구나 구분할 수 있는 개념이다.
없으면 죽는다 = Needs , 있으면 좋다 = Wants
아마도 단조로운 일상에 지친 10번을 작성한 공무원의 무의식 속 자아가 이렇게 외치고 있는지 모르겠다.
"도망쳐!!! 이 각박한 세상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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